어느 농촌에 노부부가 살고 있었답니다. 공기좋고, 인심좋고… 하나 밖에 없는아들을 일찍이 서울로 유학보내고, 두 부부는
지금은 재벌회사 과장까지 승진하여 강남 아파트에서 명문대학 나온
우아한 며느리와 공주같은 손녀딸을 볼 때마다 노부부는 동네 우리같은 늙은이가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서울이 다 무에야. 그냥 이렇게 살다가 고향땅에 묻힐란다" 하고 사양했더랍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노부부는 언젠가는 서울의 강남에 있는 아파트에서 그러다가 노부부중 아내가 먼저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초상을 치르고 나자 아들 내외는 또다시 간곡하게 청하였답니다. 고향집 정리하시고 서울로 올라가시어 저희와 함께 사시도록 하시지요 저희가 잘 모시겠습니다"
논밭과 야산등… 모든 가산을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갔답니다.
가산을 정리한 돈은 아들 내외에게 주어 32평아파트에서 42평 아파트로 옮기고… 노인의 서울생활은 처음엔 그런대로 평안하였답니다. 그즈음 아들은 과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할 때도 되었고, 회사일이 워낙 퇴근 하는 일과가 몇 달이고 계속되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들이 모처럼 일찍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보니 집안이
- 여보 우린 모처럼 외식하러 나가요. 식사 안하고 퇴근하였다면
가족을 기다리는 동안 냉장고속을 뒤져 맥주를 찾아서 마시고 있자니
"왜 둘만이지?"
남편이 약간 걱정스런 얼굴로 묻자 "웅, 으응…" 아내는 더듬거렸습니다.
아들은 노인이 들어오실 때까지 자지않고 기다리기로 작정하고 서재의
그때 아들은 책상 한켠에 정성들여 접혀진 쪽지를 발견하였습니다. 잘있거라 3번아, 6번은 간다...
자정도 넘어 밤은 깊어만 갑니다. 노인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들은 머리를 쥐어짜고 생각에 잠깁니다.
이것이 무슨 뜻일까??? 이 시간까지
아들은 아버지의 방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옷장 위에는 어머니의 사진이 놓여있습니다. 참으로 착하디 착한 얼굴입니다. 상 치를때 영정으로 사용하던 사진입니다. 소반 위에는 멸치 볶음, 쇠고기 장조림, 신김치등이 뚜껑있는 보시기가 몇개 있었고 마시다가 반병 정도 비어있는 소주병이 있었습니다.
아아~~, 아버지… 아들도 있고, 며느리도 있고, 손녀딸도 있는데
아아~~, 아버지…며느리도 있고 세탁기도 있는데…아버지는 팬티와
날이 부옇게 밝아오자 아들은 아파트 주변을 샅샅이 뒤지며
3번아 잘있거라 6번은 간다….
조바심을 쳤습니다. 직장동료, 상사…대학동창등…. 현명하다는 사람은 다 찾아 이암호를 풀려고 노력했으나 아무도 그 암호를 푸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몇날 며칠이 지났습니다.
어느 날 저녁… 술한잔에 애잔한 마음을 달래고 퇴근하는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들은 약간 창피하긴 했지만 아버지께서 가출한 얘기를 간단히
영감님은 그 쪽지를 한동안 보더니 돌려주며 말했습니다.
이사람아, 김영감이 늘 얘기하곤 했지….
아흐흐흐흑…아들은 그만 눈물을 주루루룩 흘리고 말았습니다. 돌아서는 아들의 등 뒤로 영감님이 한마디 했습니다.
고향엔 면목없고 창피해서 아니 가셨을 거여.. 집 근처에도 없을거고..
여러분은 지금 몇번입니까?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아버지 여러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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