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시인 / 이철우
그저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으로
사람이 살았다 할 수 잇겠는가
어떤 이는 살아 숨 쉬는 것조차 신의 축복이라 하는데...
어느날 누가 부지불식(不知不識) 간
허무하게 식물인간이 되어 목숨만 붙어있다면
사람들은 그를 살았있다 하겠는가
'축복' 이라 과연 말할 수 잇겠는가
거리를 떠도는 집시는 그래도
저 나름대로 삶의 애착이라도 가지겠지만
당겨진 명주실 연끈이 세찬바람에 끊기듯
병마의 등살에 목숨 줄 놓지고
저슨문턱 앞에 다다른 사람에게
살아있는 생명이라 할 수 있겠는지
대양의 일엽편주와 매한가지인 것이
生일 진대
육신의 병도 사람을 나약하고
참담한 지경에 이르게 하거늘
자신의 가슴에 악마를 우랑아 같이 키우고
타인에게 온갖 악행으로 일관하면서
비수의 끝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모르고
불쌍하게도 죄를 떠받드는 존재라니
육신에 병든 것, 가여운 일이라
하지만, 더 불쌍한 모양일새는
모름지기 마음의 썩은 것이리니,
몸뚱이에 든 병에 연연하기보다
썩은 호박보다도 더 추해진
가슴을 다스려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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